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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

신일권의 짧고 굵은 고전읽기 '형식보다는 뜻을 담아야'

2천인석-최치원영정(역사인물초상화대사전)_1-ddanggumi

  • 옛사람의 작품을 본뜨려고만 하고 옛사람의 뜻을 얻지 못하는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의 말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차라리 옛사람의 뜻을 잃지 않는 것만 못하다. -
與其有意古作而不得古 不若因用時語而寧不失古人之義 여기유의고작이부득고 불약인용시어이녕불실고인지의 최국술(崔國述),〈고운선생문집편집서(孤雲先生文集編輯序)〉,《고운집》 [해설] 이 글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후손인 최국술이 고운 선생의 글을 모아 문집을 간행하면서 서문에 실은 글이다. 세상에서 고운 선생의 글을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화려하다고 평하자, 최국술은 고운의 글이 옛 문장 형식과 다르긴 하여도 그 안에 담긴 뜻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고전의 가치가 빛나는 것은 ‘형식’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 때문이다.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도 그 안에 전통적인 가치를 녹여서 물질만능의 삶 속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각박한 마음을 너그럽게 해주며, 올바른 가치를 정립해주고,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반면에 전통적인 소재를 취해 만든 작품이라 해도 껍데기만 전통적인 것들로 포장되었을 뿐, 속은 오로지 상업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경우도 많다. 전통적인 요소를 취했다 해도 전통적인 가치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알맹이는 빠뜨리고 껍데기만 좇는 것과 같아 바람직한 전통 계승이라 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통을 훼손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최국술의 위의 글은 고금을 막론하고 지나치게 형식에만 집착하여 다투다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놓치고 살아가는 현 세태에 일침을 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