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미 증시·금과 디커플링 심화… 나홀로 급락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주자 비트코인(BTC)이 지난 22일 급락하며 주요 자산 시장과 뚜렷한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보였습니다. 미국 증시와 금(Gold)이 사상 최고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입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대량 매집해 온 기업들의 구매력 약화와 스테이블코인 신규 발행 동력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기업 매수세 약화와 파생상품 시장의 패닉셀

이번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와 같은 주요 ‘고래 기업’들의 추가 매수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습니다. 최근 스트래티지사의 추가 매수 규모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재무 여력을 통한 대규모 매수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확산되었습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고위 관계자들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제기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을 중심으로 투매가 가속화되었으며, 특히 롱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이 이번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현물 시장에서는 급락 국면에서 오히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파생상품 시장과 현물 시장 간의 뚜렷한 괴리가 관측되었습니다.

미 증시 및 금과의 상관관계 붕괴

비트코인은 전통 자산시장과의 연동성도 급격히 잃어가고 있습니다. 2개월 추이로 볼 때, 지난 8월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 S&P 500 지수와 +0.9에 달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현재는 +0.30, 다우존스 지수와는 +0.08까지 떨어졌습니다. 증시가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비트코인은 독자적인 약세 흐름을 보인 것입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의 상관관계 역시 -0.08로, 사실상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동력 저하

암호화폐 시장의 ‘실탄’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신규 발행이 둔화된 점도 시장의 매수 여력을 감소시킨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9월 초부터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차(10년물-2년물)가 축소되면서, 금리 차를 활용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투자 매력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유동성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매도 국면 진입과 향후 전망

현재 파생상품 시장은 각종 지표상 뚜렷한 과매도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펀딩비(Funding Rate)는 롱 포지션의 대규모 청산으로 인해 마이너스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숏 포지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다수의 거래소에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아지는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단기적인 숏 커버링(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주요 알트코인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 전반에 과매도 신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호가창(Order Book) 데이터에 따르면 급락 이후 특정 가격대에 매수 주문을 걸어두는 지정가 매수세가 두터워지고 있어, 추가 하락 시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증시와 금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독자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은 ▲주요 기업들의 매수세 의존도에 대한 한계 봉착 ▲스테이블코인 신규 발행 동력 약화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시장이 다시 상승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업 매수 및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 일본과 같이 최근 금리가 상승하는 국가의 자금 유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