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관세 영향으로 가격 인상 예고…어떤 품목이 오르고 언제부터일까?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조만간 일부 상품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화하는 무역 정책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월마트가 관세를 핑계로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기업이 감수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월마트 대변인 조 페닝턴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가능한 한 가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소매 마진이 매우 낮은 현실을 감안해 가능한 한 오래도록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마트 경영진은 낮은 마진 구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월마트 가격 인상 시점은 언제?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이 이르면 5월 말이나 6월 중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제안된 관세 수준은 소매업체와 공급업체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결국 소비자들도 그 영향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의 공급망 전문가 로버트 핸드필드 교수는 월마트가 관세 부과를 예상하고 대량의 상품을 미리 수입해 재고를 확보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마트의 물류창고는 이미 제품으로 가득 차 있다”며 “하지만 재고가 소진되고 나서 다시 상품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 되면 가격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상품이 더 비싸질까?
5월 15일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에서 더글러스 맥밀런 월마트 CEO는 가격을 가능한 낮게 유지하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일부 품목을 지목했다.
그는 코스타리카, 페루, 콜롬비아 등에서 수입되는 신선식품—바나나, 아보카도, 커피, 장미—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전자제품과 장난감도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분야로 언급됐다. 실제로 트럼프는 4월, 장난감 산업을 직접 언급했으며,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75%는 중국산이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아이들이 장난감 30개 대신 2개를 가지게 될 수도 있고, 그 2개가 몇 달러 더 비쌀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니 CFO는 올해 초 “월마트가 판매하는 상품 중 3분의 2 이상이 미국산”이라고 강조했지만, 맥밀런은 월마트가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상품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요 수입국으로 중국, 멕시코, 베트남, 인도, 캐나다를 꼽았으며, 이들 국가는 모두 트럼프 집권 이후 관세가 인상된 곳들이다.
맥밀런은 “특정 제품군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품목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