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니, KIA와 두 번째 결별… 컵스 선택하며 미련 없이 떠나
외국인 투수 토머스 파노니가 KIA 타이거즈와의 두 번째 동행을 마무리하고 미국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19일(한국시간) “파노니가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 선수 자격으로 내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계약 조건에는 메이저리그 콜업 시 80만 달러를 지급받는 조항이 포함됐다.
파노니는 KIA의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어 재계약 가능성이 존재했다. 특히 KIA가 기존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를 제외하며, ‘보험용’으로 파노니를 남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파노니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거취를 먼저 결정한 것이다.
파노니가 선택한 길은 도전이었다. KIA에 잔류했다면 비교적 안정적인 연봉과 기회가 보장됐을 수 있지만, 그는 컵스와의 계약을 통해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렸다. 물론 메이저리그 콜업이 없다면 수익은 크지 않지만, 다시 한 번 꿈을 좇는 길을 택했다.
이로써 파노니는 KIA와 두 번째 작별을 하게 됐다. 그는 2023년 6월 말, 대체 외국인 선수로 KIA에 합류해 30만 달러의 연봉으로 계약했다. 당시 14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구로 KIA의 5강 경쟁에 힘을 보탰다. 평균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디셉션 동작과 정교한 제구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시즌 종료 후 보류 선수로 남았지만 KIA는 더 강력한 구위를 지닌 투수를 원했고,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다. 이에 따라 파노니의 보류권은 해제됐고, KBO 다른 팀들과도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밀워키 산하 트리플A팀인 내슈빌 사운즈에서 파노니는 11경기에 나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 6월 말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아 7월 1일 피츠버그전에서 4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이날 6회에 등판해 2⅔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챙겼지만, 바로 다음 날 DFA(지명 할당) 처리돼 방출 절차를 밟았다.
그 후 KIA는 앤더슨과 메디나를 모두 방출하고 다시 파노니를 영입했다. 7월 초 재합류한 파노니는 광주 삼성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고, 당시 “재계약할 수 있는 성적을 냈다고 생각했는데 섭섭했다”면서도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024시즌에도 대체 선수로 시즌 중 합류한 파노니는 16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특히 8월까지는 날카로워진 커터를 앞세워 3승 1패, 평균자책점 3.18로 안정감을 보였으나, 9월 이후에는 기복이 심해지며 평균자책점이 5.59까지 치솟았다. KIA로서는 재계약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결국 파노니는 스스로 선택한 길을 따라 KIA와의 인연을 정리하고 컵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더 큰 무대를 향한 도전이 다시 한 번 그의 경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