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피날레 장식할 한화-KIA 대전 혈투…바다 건너선 ‘KBO 역수출’ 켈리 귀환

투타 밸런스가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날아오른 독수리일까, 매서운 이빨을 드러내며 반격에 나선 호랑이일까. 33년 만에 전반기 1위 고지에 선 한화 이글스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정면충돌한다. 국내 야구팬들의 시선이 대전으로 쏠린 가운데,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에서는 KBO가 낳은 뜻깊은 승리 소식이 전해지며 야구계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33년 만의 1위 한화 vs 무서운 뒷심 KIA

최근 흐름이 최고조에 달한 한화와 KIA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5 KBO리그 올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양 팀 모두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6승 3패 1무를 기록 중이다.

한화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 3연전을 모조리 쓸어 담으며 파죽의 3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특히 6일 경기에서는 10-1 대승을 거두며 선두다운 압도적인 투타 조화를 과시했다. 이로써 한화는 시즌 49승 33패 2무를 마크, 남은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전반기 1위 수성을 확정 지었다.

이에 맞서는 KIA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주전들의 줄부상 악재 속에서도 백업 자원들이 투혼을 발휘하는 이른바 ‘잇몸 야구’를 앞세워 6월 승률 1위를 찍었고, 그 기세를 7월(4승 2패)에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한때 10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어느새 4위(45승 37패 3무)까지 끌어올렸다.

선두 한화와의 승차는 단 4경기다. KIA는 현재 공동 2위 그룹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를 0.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한화가 5승 3패로 조금 앞서지만, 지난 6월 3연전에서는 KIA가 위닝시리즈를 챙긴 바 있다. 세 경기 모두 1점 차(3-2, 2-3, 7-6)의 피 말리는 접전이었던 만큼, 이번 주말 시리즈 역시 승패를 쉽게 예측하기 힘든 명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차세대 에이스들의 진검승부, 불붙은 타선 대결

기선 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리즈 첫 경기, 양 팀은 차세대 에이스를 마운드에 올린다. 한화는 문동주(22)를, KIA는 윤영철(21)을 선발 카드로 꺼내 들었다.

올 시즌 13경기에 나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 중인 문동주는 최근 두 경기(NC전, 삼성전)에서 잇따라 짠물 피칭을 선보이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KIA를 상대로는 올 시즌 첫 등판이다. 윤영철 역시 지난달 6일 한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기억을 안고 다시 한번 독수리 사냥에 나선다. 직전 LG전에서도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윤영철은 현재 12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 중이다. 이어 9일에는 엄상백과 양현종, 전반기 최종일인 10일에는 황준서와 제임스 네일의 무게감 있는 선발 맞대결이 예고되어 있다.

마운드 못지않게 타석의 화력 대결도 뜨겁다. 7월에만 홈런 3개를 몰아친 노시환과 채은성, 그리고 득점권 타율 0.667(12타수 8안타)의 무서운 집중력을 뽐내는 루이스 리베라토가 한화 타선을 이끈다. KIA 역시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는 고종욱(0.409)과 김호령(0.381)의 방망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태평양 건너 들려온 반가운 소식, 메릴 켈리의 첫 승

이처럼 국내 리그가 전반기 막바지 순위 싸움으로 달아오른 가운데,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KBO 리그 팬들에게 친숙한 반가운 이름이 승전보를 전해왔다. ‘KBO 리그 역수출 신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메릴 켈리가 복귀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낸 것이다.

켈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2자책점을 기록했다. 소속팀 애리조나가 4-3으로 승리하면서 켈리는 마침내 시즌 첫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켈리의 투구 내용이 매끄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지만, 2회초 선두타자 사무엘 바살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내줬다. 3회에는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안타와 도루,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주며 뼈아픈 비자책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은 노련미, 다시 증명된 가치

숱한 위기에도 마운드는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켈리는 4회 1사 3루 상황에서 포수의 견제구로 주자를 지워내며 한숨을 돌렸고, 후속 타자 거너 헨더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상대의 흐름을 끊어냈다. 마운드가 버티자 타선도 응답했다. 0-2로 뒤진 5회초, 일데마로 바르가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대거 4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5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막은 켈리는 6회 1아웃을 잡은 뒤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고, 팀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경기 후 켈리는 아직 메이저리그 특유의 경기 템포와 강도에 적응 중이라며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첫 경기를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해 안도감을 내비친 그는, 다소 불안한 제구 속에서도 특유의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팀 승리의 단단한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부터 4년간 KBO 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하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거둔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 직행에 성공했다. 데뷔 첫해부터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한 그는 2022년 13승, 2023년 12승을 올리며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중반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됐던 켈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4천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친정팀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비록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번 복귀전 승리를 통해 켈리는 KBO 출신 빅리거의 가치를 다시금 증명하며 새 시즌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